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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월호 2024년 4월호 월드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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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RNA 백신이 전 세계에 도입되었지만 바이러스와 유전자 치료법은 지난 세기부터 사용되어 왔다. 바이러스 치료법이란 바이러스 자체의 유전 물질을 새로운 치료 유전 정보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무해하게 만든 바이러스를 인체에 주입하면 원래 돌연변이로 발생한 모든 질환을 DNA로 치료할 수 있다.

레버 선천성 흑암시(LCA)라는 질병에 대한 유전자 치료를 살펴본 연구가 있었다. LCA는 출생 시 유전성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LCA는 유형이 수십 가지이고 증상이 다양하지만 이 모두가 시력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 결과 다른 많은 시력 치료법처럼 이 유전자 치료법도 유망하지만 효과가 확실하지는 않았다. 눈 자체는 치료가 되었을지 모르나 뇌는 여전히 시각적 이미지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후천적 실명인 경우 시력이 회복되면 뇌는 눈에 들어온 광경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알 것이다. 해당 환자가 예전에는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태어날 때부터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새로운 시력뿐 아니라 새로운 신경 경로도 필요하다. 

이전에 아무것도 본 적이 없고 본 것이 무엇인지 판단할 만한 것도 몰라 아는 게 전혀 없는데 볼 수 있게 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자신이 본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게 현실이기에 요한복음 9장에 나오는 시각 장애인의 치유는 참으로 놀랍다. 예수께서 고쳐 주신 시각 장애인이 이 사람만은 아니다(마 9:27~31; 20:29~34; 눅 18:35~43). 다른 시각 장애인들이 선천적이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요한복음 9장 1절에서 이 사람은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다른 시각 장애인 치유 이야기에서는 없었던 설명이다. 흥미롭게도 예수님은 흙, 침, 물이라는 흔한 요소를 활용하셨다. 그 매체가 아니라 생명의 근원이신 그분께서 그 사람을 눈뜨게 하신 것이다.

다시 말해 예수님께서는 눈만 고치신 게 아니다. 유전자 치료와 같은 현대 치료법이 사람의 육신은 치료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실로암 못에서 일어난 일은 두뇌에 일어난 놀라운 변모를 보여 준다. 눈에 있는 세포가 치료되고 신경이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새로운 정보 흐름을 처리할 수 있는 용량과 기억, 기준, 능력을 뇌가 갖추게 되었다.

제자들과 바리새인들은 시각 장애의 원인에 집착하고 있었지만 예수께서는 이 이야기를 활용해 그 장애의 목적을 가르치셨다. 모두에게는 위로부터 비롯되는 더 크고 완전한 신체적·정신적·영적 변화가 필요하다. 예수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장애인이 예수님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정상인보다 훨씬 낫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맹인이 되었더라면 죄가 없으려니와 본다고 하니 너희 죄가 그대로 있느니라”(요 9:41).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360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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