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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월호 2023년 8월호 세상을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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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우리에게 화해의 백성이 되라고 하신다.

창세기 10장에는 이상한 이름들이 있다. 홍수 이후 노아의 아들들은 “생육하고 번성하라”(창 9:7)는 하나님의 명령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셈, 함, 야벳은 여러 자녀를 두었다. 그런 다음 그들의 자녀가 자녀를 낳았고 여러 세대가 지나 부족이 되고 나라가 되었다.

이 ‘나라 목록’에는 이집트, 아시리아, 페르시아, 가나안과 등 다양한 민족이 있다. 성경을 읽어 본 적이 있다면 이 이름의 주인공들은 악당들임을 알 것이다. 이들은 이교 숭배자, 침략자들로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고통을 안겨 준 자들이다. 그러나 자세히 읽어 보면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다. 성경의 영웅들이 이 악당들과 혈연관계였다는 사실이다.

역사를 통틀어 전쟁광들과 제국주의자들은 적의 비인간화를 효과적인 전술로 사용해 왔다. 제1차 세계 대전에서 연합군은 독일인을 경멸적인 뜻으로 ‘훈족’이라고 불렀다. 수십 년 뒤에는 나치 독일과 일본 제국에 대항해 선전전을 벌였다. 이들 선전에서는 공포심을 바탕으로 최악의 고정 관념을 활용했다.

적을 ‘타자’, ‘우리와 같지 않은 존재’ 또는 최악의 경우 ‘인간이 아닌 존재’로 보게 하는 것은 매우 효과가 있다. 이것은 전시에 국가 전체를 동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선전 캠페인의 후유증은 종전 이후 오랫동안 지속될 때가 많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파푸아뉴기니에서 싸웠던 나의 할아버지는 전쟁이 끝나고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일본인에 대해 불안한 태도를 보였고 할아버지 세대의 많은 사람도 그랬다.

우리도 성경 본문에서 아시리아인, 바빌로니아인, 이집트인, 가나안인, 모압 사람 등을 보면 할아버지가 일본인을 대했듯이 그들을 대할 수 있다. 창세기 10장에 언급된 나라들을 보면 그 ‘괴물들’은 이스라엘과 같은 혈통의 후손이다. 그들은 모두 형제, 자매, 사촌이었다.

이 깨달음 후에 나는 성경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됐다. 성경을 영웅과 악당의 흑백 논리로 보는 대신 성경에 등장하는 갈등의 실체 즉 비극적인 가족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아브라함 가족의 실패는 모든 나라에 복의 근원이 되는 민족이 되었어야 하는 그들의 사명을 생각할 때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물론 예수님이 메시아의 약속을 성취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셨지만 그 과정에서 놓친 지정학적 기회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화해는 복잡해질 수 있다. 사회학자들은 오늘날 지구상에 약 930개 민족이 존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 속에서 우리는 자신과 닮지 않고 언어와 세계관이 다른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노아의 후손이라고 믿는다면 인종이나 문화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은 오랫동안 잃어버린 형제자매라는 사실도 믿어야 한다. 따라서 권리를 박탈당한 종족 집단이 더 많은 존엄성, 자율성 또는 정의를 찾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서로 간의 대결이 아니라 가족 화해의 행위이다.

나는 세상의 끝이 가까운 이때 우리의 차이점이 지워지지 않고 존중받는 것이 좋다. 요한은 새 예루살렘에 대해 “만국이 그 빛 가운데로 다니고 땅의 왕들이 자기 영광을 가지고 그리로 들어가리라”(계 21:24)고 말한다. 그런 다음 요한은 나중에 “만국을 치료하기 위한”(22:2) 생명나무의 잎사귀를 가리킨다. 인류 문명의 추악함이 새 땅에서 구속함을 입는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날이 오기까지 우리는 화해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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